미국 코믹스에 대한 이해
설명이 조금 길지만 잘 읽어두어야 전반적인 이해를 하고 코믹스의 세계를 즐기실 수가 있습니다.
1. 코믹스에 대해
미국의 만화는 코믹스라고 부르며, 한국이나 일본과 구조가 다릅니다.
코믹스는 주로 스토리 작가와 스케치 작가, 펜화작가, 컬러작가 이렇게 나뉩니다.
출판사가 그때그때 작가들을 각각 계약하여 고용하는 것입니다.
1화부터 20화까지, 21화부터 40화까지.. 뭐 이런 식으로 계약을 맺는데, 인기가 떨어져도 당연히 작가진이 교체됩니다. 또하나의 특색은 각 캐릭터는 대부분 출판사의 소유라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진이 바뀌어도 시리즈가 계속 유지될수 있으며,
마블 유니버스, DC 유니버스 같은 하나의 통일된 세계관이 형성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라 할수 있겠습니다.
물론 스토리나 세부사항은 각 작가마다 달라지지만, 큰 줄기는 유지됩니다.
캐릭터들을 서로 가져다 쓸 수 있으며, 스토리나 새로운 캐릭터의 창작은 회사측과 상의하는 것입니다.
드물게, 작가가 자신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만들어 저작권 등록하여 출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수퍼맨, 배트맨 같은 이런 캐릭터들은 원저작자의 유가족들에게 저작권료가 지급이 되고 있습니다.
반면에 인기를 얻는데 실패한 마이너한 캐릭터들 같은 경우는 출판사에서 굳이 저작권료를 지급하려 하지 않으므로, 거의 묻혀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각 코믹스들은 보통 2~30 여 페이지의 얇은 책으로 출간되는데,
스파이더맨같이 인기가 높아지면, 동시에 여러 시리즈가 월간, 주간, 부정기 등으로 파생됩니다.
스파이더맨의 시리즈를 예로 들어보면,
The Amazing Spider-Man
Friendly Neighborhood Spider-Man
The Sensational Spider-Man
Spider-Man Family
Astonishing Spider-Man
Web of Spider-Man
Untold Tales of Spider-Man
Peter Parker: Spider-Man
The Spectacular Spider-Man
Spider-Man’s Tangled Web
Spider-Man Unlimited
Peter Parker
Spider-Man
등의 시리즈가 있는데, 각각 시기와 작가진이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연관이 있어서 스파이더맨의 캐릭터 프로필에 포함이 됩니다.
단, 모두 현재시점의 이야기가 아니라, 과거의 어느 시점의 이야기를 다룬 것도 있고, 몇 달 전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도 있습니다.
또한, 이 시리즈들은 일정량이 모이면 단행본으로 발매됩니다.
우리나라에서 잡지 연재분이 모여 단행본이 나오는 것처럼요.
New Avengers
처럼, 스파이더맨이 속한 그룹의 이야기도 당연히 스파이더맨 개인의 역사에 포함이 됩니다.
Ultimate Spider-Man
Spider-Man Loves Mary Jane
Marvel Adventures Spider-Man
등의 다른 세계(즉, 기존의 마블 유니버스와는 다른 세계)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도 있습니다.
또, 가끔씩 일어나는 큰 이벤트들이 있습니다.
마블 코믹스의 <시빌 워 Civil War>를 예로 들면,
“시빌 워” 시리즈에서 초인등록에 대한 법안을 갖고 초인들이 찬성파와 반대파로 나뉘어 싸우는 내용이 전개되죠.
“시빌 워” 전 권을 다 읽고서 “아, 시빌 워 재미있었다~”해도 무방하지만,
그 무렵에 정기적으로 출간되고 있는 스파이더맨, 캡틴 아메리카, 퍼니셔, 아이언맨, 팬타스틱 포 등등의 대부분 시리즈들에서도 시빌 워에 대한 각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종류를 다 봐야만 “시빌 워”를 제대로 이해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책의 종류로는 장기적인 시리즈 연재방식 이외에도 미니시리즈, 그래픽 노블, 한 권짜리 얄팍한 단행본 등이 있습니다.
미니시리즈는 드라마의 미니시리즈를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한 가지 이야기를 가지고 6부작, 8부작 등으로 발행되는 것이죠.
그래픽 노블은 한때 코믹스는 애들과 매니아만 보는 유치한 것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판매량이 줄어들자,
출판사들이 자구책으로 고 퀄리티의 그림과 영화 같은 스토리로 “그림소설(그래픽 노블)”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며 제작된 새로운 장르입니다.
그 노력은 인정을 받았고 많은 명작들이 탄생하게 되었죠.
다만, “영화 같은 스토리” 때문에 대체로 정식 유니버스에 속하지 않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2. 유니버스에 대해
유니버스란, 각 출판사에서 만드는 코믹스의 내용들과 캐릭터들을 모은 세계관입니다.
즉, 이들이 실제로 있는 존재라고 가정했을 때, 앞에서 말했듯이 “시빌 워” 당시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가 갈등을 보이고 있다면
이 내용은 아이언맨 시리즈에서도,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에서도 모두 언급이 되어야겠죠.
이런 스토리와 캐릭터의 통일성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마블 코믹스는 마블 유니버스, DC 코믹스는 DC 유니버스라고 부릅니다.
이 두 곳이 가장 유명하고 가장 방대합니다.
마블 유니버스는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시리즈들이 나오는 세계가 지구-616으로 이 곳이 중심세계입니다.
그 밖에도 (패럴렐 월드라고 부르는 평행차원 이론에 따른)수백수천개의 다른 차원의 지구들이 있습니다.
DC 유니버스의 경우에는 처음에 우후죽순 퍼져나간 스토리를 통일시키기 위해 대체 지구의 개념을 제대로 도입했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서 대폭 정리하고 “인피니트 크라이시스” 이후에 52개의 다른 지구들이 있는데, 지구0이 중심세계입니다.
그랬는데…
현재 리부트를 통해 DC는 프라임 지구가 중심세계가 되었습니다.
3. 영화에 대해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보고 이 세계를 접하신 분들은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원작 코믹스의 설정과는 다르다는 것이죠.
영화는 영화, 애니는 애니, 코믹은 코믹.
전혀 다른 별개의 세계입니다. 그러니까, 영화 속의 헐크를 보고, 코믹에서 나오는 헐크도 그러한 설정이겠거니 착각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캐릭터의 특징과 이름만 갖고 전혀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낸 것이니까요.
애니메이션도 마찬가지고.
원작 코믹의 역사들이 몇십 년 씩 되다보니, 시대상 맞지 않는 설정도 있을 수 있고,
길고 복잡한 역사를 하나의 영화나 애니 시리즈에 담아낼 수 없기에,
신세대를 위한 새로운 내용을 만들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원작의 열성 팬들이 영화가 원작을 망쳤다거나 애니가 망쳤다 등의 푸념과 원성을 내뱉는 것도
사실은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죠, 서로 다른 작품이나 마찬가지니까.
애니메이션의 경우에는, 원작에서도 “다른 지구”의 세계로 표현되기도 하지만, 그 역시 완전히 들어맞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영화나 애니를 보고 이 곳에 들어오게 된 분들은 그 점을 분명히 하셔야 할 것입니다.
이 곳은 코믹스를 기본으로 하는 사이트입니다.
전혀 모르는 세계에 발을 들이신 것이죠.
4. 코믹스 읽는 순서
정말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코믹스 읽는 순서입니다.
정답은 없다입니다.
스파이더맨의 팬이여서 스파이더맨을 봐야 겠는데 도대체 어디서부터 봐야하나?하고 고민하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아, 난 1편부터 봐야지하고 생각하는 분이 많을텐데,
스파이더맨의 1편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이슈1>은 1963년에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연재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죠.
정확히 말하자면, 스파이더맨은 자신의 시리즈 이전에 <어메이징 팬터지 15화>부터 나왔습니다.1962년이죠.
구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어떻게 구했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그림체와 스토리 전개, 연출기법 등은 지금 보기에는 열악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죠.
저는 그런 오래된 코믹스들은 집중이 안되서 못보겠더군요.
꼭 처음부터 구해서 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대충의 캐릭터의 기원은 이런 저런 곳을 통해서 파악할 수 있으니까요.
그냥 최신 이슈 중에서 구해지는 것부터 봐도 괜찮습니다.
재미있으면 앞 또는 뒤의 것들을 찾아서 보고 연관된 작품들도 찾아서 보면 됩니다.
저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1. 최근에 나온 스파이더맨을 찾아서 봅니다.
2. 재미있으면 뒷편이 나오는대로 찾아서 봅니다.
3. 스파이더맨이 나오는 관련된 작품들을 찾아서 봅니다(많죠, 아주)
4. 아무래도 역시 어벤저스와 X-멘을 찾아서 봅니다.
5. 이들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시빌 워, 시크릿 인베이전 같은 크로스오버 이벤트를 봅니다.
6. 그런 작품들을 통해 새로이 알게 되고 관심이 생긴 캐릭터가 나오는 시리즈를 찾아서 봅니다.
7. 보는 시야가 넓어지면서 끌리는 다른 작품들도 찾아서 봅니다.
8. 1부터 7까지 반복하며 동시 진행.
어디까지나 저의 경우긴 하지만요,
중간중간 모르거나 알아야 될 필요성이 느껴지는 부분들은 히어로스타 등의 인터넷을 뒤지거나 물어보며 알아가면 되는 겁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보는 순서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