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가지 큰 변화가 있었던 마블, 그중에서도 X-팬들이 주목할 만한 사건이 있죠. 바로 인휴먼즈의 왕 블랙 볼트가 테리전 미스트를 터뜨려 전 세계에 인휴먼즈를 증가시킨 일입니다.
잠재적 DNA를 가진 인간들이 이 미스트로 인해 인휴먼이 된 것은 인위적이냐 자연적이냐의 차이뿐 뮤턴트의 발생과정과 유사합니다. 사실 겉모습이나 능력만 가지고는 인휴먼인지 뮤턴트인지 구별이 불가능합니다. 그렇게해서 뮤턴트는 다시 멸종위기에 처한 종족이 되었고 인휴먼즈는 이 새로운 뉴휴먼(NuHuman)의 탄생으로 개체수가 늘어났죠.
그리고 이것은 많은 X-팬들이 우려하듯이 명백한 마블의 X-멘 죽이기 전략으로 보입니다.
지금 X-멘 시리즈에는 기존의 캐릭터들을 변형시킬 뿐,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만들어도 영화화 판권이 빼앗기므로 아예 시도하지 않는 것 같은데,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울버린의 죽음도 의미심장하죠.
마블이 이렇게까지 하는 것은 당연히 X-멘 영화 때문입니다. 어벤저스 계열과는 달리 뮤턴트 계열이 판권이 20세기폭스에 있으므로, 영화를 직접 제작하게 된 지금의 마블 입장에서는 X-멘 영화들이 망해서 판권을 돌려받아야 마음대로 써먹을 수가 있는데, 현 상황에선 전혀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마블은 인휴먼스로 눈을 돌린 듯합니다.
<에이전트 오브 쉴드>에서는 인휴먼 위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고, 코믹스에서도 지금까지 보통 인간이던 캐릭터들이 인휴먼으로 돌변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인휴먼즈가 X-멘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을까요? 이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X-멘은 핍박받는 사회적 약자인 뮤턴트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생존을 위한 고군분투를 다루고 있는데, 오랜 역사만큼 수많은 인기 캐릭터들을 탄생시켜왔습니다. X-멘 코믹스가 여러 타이틀로 출간되고 있는 것만 해도 알 수 있죠.
반면 인휴먼즈는 블랙 볼트와 메두사 부부를 비롯한 왕족들의 이야기가 중심입니다. 많은 캐릭터가 있지만 이들 왕족들만큼의 캐릭터 생명력도 없고 거의 다루어지지도 않았죠. 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새 인휴먼들을 늘린다고 해서 다양한 캐릭터들로 구성된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을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인휴먼즈는 지금 새롭게 설정을 만들어가는 것과 다름없는 상황입니다.
- 뮤턴트와의 차별성 2. 인기캐릭터 개발 3. 이야기의 확장, 이 세 가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여겨집니다.
앞서 X-멘은 여러 타이틀이 동시에 출간되고 있다고 했는데, 실제로 이들 시리즈의 판매율도 높아서 마블 코믹스의 여러 작품들 중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팬덤이 단단하다는 뜻일 텐데요, 그럼에도 이 시리즈를 죽이려는 것은 순전히 영상화 못할 바엔 눌러버리겠다는 심보로 밖에…
소니와 스파이더맨을 합작하기로 한 것처럼, 뮤턴트를 이용한 드라마(<리전> 등)의 합작을 추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었는데요, 그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겠죠. 마블이 X-팬들의 쏟아져 나오는 불만을 잘 듣고 현명한 판단을 하길 바랍니다.